지난 5월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휴먼브리지가 주최한 ‘2024 브리지페스티벌 cafe아레오바고’ 축제가 분당 만나교회에서 열린 가운데, 교회 앞뜰에서 구성진 우리 소리가 울려퍼졌다. 쨍쨍한 음색은 물론 깊이와 자유로운 추임까지 관객들의 흥을 깨우며 많은 박수를 받았다. 작은 체구에서 또랑또랑한 끝을 모를 소리를 뿜어낸 이는 86년생 국악인 박수영이었다.
중앙대학교 국악대학과 동 대학원 한국음악학 석사를 졸업한 박수영은 국가무형문화재 서도소리 이수자이다. 그는 ‘전국서도소리 경연대회 명창부’ 대상을 수상했으며, ‘전국민요경창대회’ 명창부 대상 수상, ‘전국민요경연대회’ 최우수상 수상, 신진국악인상 수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는 실력자이다. 현재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예술강사로 강의를 하고 있고 앞서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국내외를 아우르며 많은 공연도 하고 있는 그는 자신의 모 교회 행사뿐만 아니라 토요예배 찬양단으로 섬기고 있다. 많은 공연이 주말에 잡히기때문에 아티스트들에게 토요일은 굉장히 중요한 연주기회의 날이기도 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토요예배 찬양 섬김을 자처했다.
박수영은 “담임목사님께서 토요예배 싱어 모집 이야기를 하시면서 심장이 뛰면 하라는 신호라고 하셨는데 그때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며 “토요 싱어를 하면 주말 공연을 내려 놓아야 하는 부분이 잠시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세상적으로 인정받는 것도 감사하지만 제 목소리가 주님을 찬양하는데 쓰였으면 하는 마음이 더 강하게 들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앞으로도 하나님을 찬양하는데 잘 쓰임 받으면 좋겠다는 묵상을 많이 하는 요즘”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결단을 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스승의 영향도 컸다. 그의 스승은 국가무형문화재 제29호 서도소리 인간문화재인 김광숙 명창이다. 김광숙 명창은 제자들에게 소리뿐만 아니라 신앙적으로도 많은 본이 되어주었다고 한다.
그는 “선생님은 신광교회 장로님이시기도 하다”며 “국악을 하다 보면 무속음악, 굿음악 등이 많이 있는데 선생님은 신앙적으로 굿음악을 시키지 않으셨다. 그런 것을 저희가 접하지 않게 막아주셨다. 그 부분이 너무 감사하다. 보통 일요일에도 공연이 많이 있는데 선생님은 주일성수를 할 수 있게 해주시고 정말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예배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가르쳐주셨다”고 설명했다.
국악을 전공했지만 트로트 열풍으로 트로트가수로 전향한 이들도 많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앞다투어 지원하고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대중의 인기를 얻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박수영은 “가수 송가인씨가 중앙대학교 05학번 같은 과 동기”라며 “너무 잘 하고 있고, 잘 되어서 저도 동기로 뿌듯하고 열심히 응원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족, 지인분들이 저에게도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에 지원하라고 많이 권하셨다”며 “하지만 저는 전통 국악에 대한 애정이 너무 크고 국악인으로의 지금의 삶이 행복하다”고 설명했다.
트로트에 비해 국악은 다소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의 시선이 있기도 하다. 그는 “그런 이미지를 갖고 있을 수 있는데 현장에 딱 들어가서 노래를 시작하면 너무 좋아하신다”며 “국악도 굉장히 흥이 넘치고 신이 난다. 한국인들은 기본적으로 흥이 있는 민족이다. 우리 소리를 들려드렸을 때 정말 좋아하시고 어깨를 들썩들썩하신다”라고 전했다.
박수영은 전통 국악 창법에 서양악기의 비트를 넣는 등 편곡을 직접 하기도 한다. 그는 “국악이 좀 더 대중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가게 하려고 편곡을 직접 하면서 노래를 하고 있다”며 “우리 소리는 인생의 희로애락을 다 담고 있으면서 정말 깊고 흥이 넘친다. 앞으로 여러 무대를 통해 다양한 곡들을 많이 들려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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