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도 수익을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어요.”
문경록 대표는 부친인 문홍집 대표와 함께 2011년 뉴지스탁을 설립하게 된 배경을 이 같이 설명했다. 뉴지스탁은 로보어드바이저(컴퓨터 알고리즘을 이용해 고객과 금융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에게 어떤 투자상품에 가입하면 좋을지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이르는 말) 플랫폼인 ‘젠포트’를 주력으로 서비스하는 온라인 자산관리 핀테크 기업이다.
뉴지스탁은 설립 10년 만에 10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했고 12개 주요 증권사들과 제휴하고 있는 국내 1위 알고리즘 주식투자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최근에 DGB금융그룹이 뉴지스탁의 지분 74.03%를 인수해 그룹의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국내 금융그룹이 핀테크사를 인수한 최초의 사례다.
문경록 대표는 창업 초창기를 회상하면서 “과거 전통적인 금융시장에서의 고질병은 개인이 기관투자자를 이길 수 없는 것이었다”며 “기관투자자들이 모든 정보와 자금력을 가지고 항상 우월한 위치에서 리드를 해왔고 개인투자자들은 소수의 고액자산가들만 높은 수수료를 지불하고 기관투자자들의 고급정보를 받아왔다. 이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젠포트 서비스가 출발했다”고 전했다.
문경록 대표는 창업 전 삼일Pwc에서 경영컨설턴트를 역임했고, 문호준 공동대표는 대학생 시절부터 IT 창업 경험이 있다. 부친인 문홍집(공동창업자 겸 기술개발연구소장)은 국내 증권IT 최고의 전문가이며, 대신증권 CIO 재직시절 국내최초의 HTS인 사이보스를 개발했다. 이후 대신경제연구소와 대신투자신탁운용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다.
뉴지스탁의 대표 서비스인 ‘젠포트’는 소수 전문가들의 영역인 퀀트투자(데이터 기반 전략투자)를 일반인들도 쉽게 할 수 있게 해주는 플랫폼이다. 투자자들은 젠포트를 통해 누구나 쉽고 빠르게 투자 알고리즘을 직접 만들고 검증하며, 이를 기반으로 실제 자산관리까지 할 수 있다. 개개인의 투자전략에 최적화된 일종의 비스포크형 주식투자를 할 수 있다.
문경록 대표는 “주식투자를 할 때, 사람마다 투자의 목적이 다르고 성향도 다르다. 가치투자를 하고 싶은 사람도 있고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추구하는 분들도 있다”며 “기업의 재무제표를 분석하고 투자하는 분들도 있지만 분석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하고 각자의 역량에 따라 분석이 틀릴 수도 있다. 시장의 정보는 많지만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은 개인마다 다르기때문에 결국 기관투자자를 이기기 쉽지 않다. 젠포트는 개인의 투자성향에 따라 과거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백테스팅 시뮬레이션을 제공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리밸런싱을 하며 포트폴리오 관리를 해준다”라고 젠포트에 대한 설명을 더했다.
다만 젠포트의 알고리즘을 설정하려면 투자에 대한 어느 정도 지식은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초기 알고리즘의 세팅을 본인이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뉴지스탁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젠포트 외에 ‘젠마트’와 '아카데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젠마트는 투자자들이 자신의 투자 알고리즘을 판매하거나 검증된 다른 투자자들의 알고리즘을 구매할 수 있는 알고리즘 마켓이다. 아카데미를 통해서는 투자 알고리즘에 대한 교육 콘텐츠를 제공 받을 수 있다.
문 대표는 "유저가 젠포트를 통해 수익성이 좋은 알고리즘을 개발했지만, 시드머니가 크지 않아 개인투자에 이용하는 것보다, 알고리즘을 다른 유저에게 판매했을 때의 수익이 더 큰 경우도 많다"며 "고성능의 백테스팅 엔진과 알고리즘 마켓이 결합된 젠포트 플랫폼이 지속적으로 선순환하며 성장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젠포트 유저들은 기본적으로 나만의 알고리즘을 가지고 로보어드바이저 투자를 하고 싶은 사람들인데 투자 지식 측면에서 수준 차이가 있을 수 있어서 퀀트투자 교육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며 “젠포트, 젠마트, 아카데미 이 세 가지가 다 합쳐졌을 때 모든 것이 유기적으로 엮여서 돌아가고 생태계가 점점 커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뉴지스탁 플랫폼에 축적된 투자 알고리즘은 280만건에 달하며, 매일 5,000건의 알고리즘이 새롭게 생성되고 있다. 100% 젠포트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거래되는 자산규모(AUM)는 1,400억원, 월 주식 거래대금은 1조1,000억원으로 최근 합리적 투자성향을 지닌 밀레니얼 투자자가 증가하면서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문 대표는 “세계 최대 퀀트 투자 플랫폼이 되고 싶다”며 “미국과 중국시장의 데이터도 업데이트를 했고 ETF(상장지수펀드) 자산배분 서비스도 추가됐다. 확장이 가능하다. 유저들 입장에서는 한국주식만 가지고 분석하는 게 아니라 미국과 중국도 다 가능하고 주문을 낼 수 있는 증권사하고만 연결되면 그 나라와도 거래가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 해외주식거래도 많이 늘어났다. 아직 국내에서 해외주식을 로보어드바이저로 하는 곳은 없다. 대부분 해외 ETF에 투자한다. 저희는 충분히 가능하고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세계주요시장을 커버하는 회사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과거 청약통장이나 적금통장을 만들어주는 부모들이 많았다면 요즘엔 주식을 사주는 부모들도 점차 늘고 있다. 다음세대들을 향해, 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문 대표는 “경제와 금융투자에 대한 공부는 많이 할수록 좋은 것 같다”며 “어릴 때부터 경제 교육이 필요하다. 개인들이 점점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투자를 많이 하게 될텐데 스터디를 한 사람과 안 한 사람의 격차는 날 수밖에 없다. 어릴 때부터 투자에 대한 교육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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