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 당근마켓, 토스 등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로 거론되는 대표적인 회사들이다. 스타트업에 첫발을 내딛으면서 한번쯤 롤모델로 삼았던 회사들. 하지만 수십, 수백, 수만 개의 회사들 중에서 단 몇 개의 회사만이 화려한 성공담으로 언론을 장식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그 이면에는 빛도 없이 줄줄이 쓰러져가는 많은 스타트업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위에서 100명 중 99명이 반대해도 창업의 열망, 창업의 꿈을 키워가는 이들이 있다. 카이스트 경영대학 사회적기업가 MBA 과정 창업주임 김문규 교수를 만나 스타트업에 도전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김문규 교수는 “미디어에서 다뤄진 핑크빛 미래만 보고 창업을 하려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며 “창업은 우리가 도전할 수 있는 그 어떤 일보다 힘든 과정이다. 반짝반짝하는 아이디어 하나로 이뤄지는게 창업이 아니다. 그런 성공은 단 한번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많은 서류 작업을 해야 하고 기존에 다니던 회사가 싫어서 나왔지만 그 싫어했던 일을 창업해서도 반복해야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창업을 해서 1년을 버티는 것만도 만만치 않다고 했다. “5년이면 반 이상이 폐업한다”며 “살아남아도 진짜 생명력을 가지고 살아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창업을 해서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던 때의 월급을 가져가기도 힘든 상황이다. 통계적으로 5년 동안 생존율이 29%”라고 전했다.
창업의 어려움을 뼛속 깊이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전하고 싶은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김 교수는 ‘소명’이라고 답했다.
그는 “일에 대한 소명이 분명해야 한다”며 “돈만을 위한 것이라면 생각보다 돈을 많이 벌기가 쉽지 않다. 도전 자체가 재미있다고 느껴서 창업을 한다면, 창업은 매일 새로운 사건이 터질 수 있고 그 일을 처리하는 반복의 과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소명이 분명하다면 도전 자체, 그 여정 자체가 가치 있는 일일 수 있다고 했다. “일을 해야 하는 이유가 기후 문제의 해결, 기아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함이라면 그 일을 도전하는 자체의 의미가 크다고 본다. 5년이든 10년이든 사회적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면 그 길 위에 있는 자체가 의미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노인들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스타트업이라면 일자리를 찾아내기 위해 계획을 세울 것이고 치열한 실행의 과정을 통해 배움도 크다는 것이다. 플랜두씨(Plan-Do-See)의 무한 사이클에서 많은 가치 있는 것들을 배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교수는 자신의 회사 성장속도를 타 회사와 비교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는 “창업의 성공이라는 것은 단순히 영어단어를 외우는 것과 다르다”며 “기업마다 성장곡선이 다르다. 진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다른 사람들을 쫓아가느냐가 아니라 매일 매일 나한테 주어진 일들을 성실하게 수행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내면이 성장하고 있는지, 기업의 역량이 성장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다른 스타트업의 성장을 보면서 자신의 회사와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옥죄고 힘들게 하지 말라는 말이었다.
그는 “하루하루 디테일에 최선을 다할 때, 작은 일들에 충성되게 움직였을 때, 고객 한명 한명을 온전하게 섬겼을 때 고객의 만족도 이끌어내는 것 같다. 그런 매일의 과정을 거친 후에 핑크빛 미래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스타트업에 도전하는 사람은 ‘창업가’이지 ‘몽상가’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타까운 것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몽상가가 되어 있는 분들이 있다. 기업은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고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은 고객을 창출한다는 것이다. 창업가들이 가장 많이 실패하는 원인 1위가 시장에 필요 없는 것을 만든다는 것이다. 창업가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줘야 한다. 기업가의 창의성이 예술가의 창의성이 되면 안 된다. 공급자 중심의 사고를 버려야 한다. 고객 중심의 사고여야 한다. 정말 미친 듯이 고객 중심의 사고여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객 중심은 내가 아니라 내가 섬기고자 하는 고객이 즐거워야 하는 것이다. 창업을 하는 분들 중에 자아가 강한 분들이 많은데 고객보다 나를 먼저 생각하는 경우가 10명 중 9명이다. 그래서는 안 된다. 무조건 내가 아닌 고객이 중심이어야 한다”고 했다.
지금 창업을 준비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들은 무엇일까. 그는 “창업 관련 책도 많이 읽고 창업 관련 영상도 많이 찾아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승려와 수수께끼’ ‘어니스트 티의 기적’ ‘권도균의 스타트업 경영수업’ 등의 책을 추천했다.
창업하기 좋은 아이템이라는 것이 있을까.
그는 “많은 고객들이 어떤 문제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거나, 심하게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한다면 그것을 해결해주면 많은 대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좋은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것들을 시장이라고 본다. 얼마나 많은 고객이 있고, 고객들의 지불 의사가 얼마나 큰가.
소셜벤처 쪽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에서든 NGO에서든 많은 돈을 쏟아붓고 있는데 해결되지 않은 사회적 문제들이 있다면 그것도 도전해볼 만한 아이템 인 듯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면서 푯대를 따라가다 보면 회사도 점점 좋은 방향성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싶다”고 부연했다. <저작권자 ⓒ THE NEW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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