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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예쁘고 화려한 현수막, 공연 끝나고 버려지면 아깝잖아요"

앙코르프로젝트 이반석 대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회사로"

조경이 | 기사입력 2022/11/24 [18:04]

"너무 예쁘고 화려한 현수막, 공연 끝나고 버려지면 아깝잖아요"

앙코르프로젝트 이반석 대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회사로"

조경이 | 입력 : 2022/11/24 [18:04]

 

 

  

 

버려지는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클래식부터 뮤지컬, 연극 등 다양한 공연의 행사를 알리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현수막은 공연장에 번듯하게 올려지지만 공연이 끝난 후에는 그 현수막은 내려가고 또 다른 현수막으로 대체된다. 기존의 현수막은 버려지는 것이다. 화려했던 현수막의 최후까지 아름다울 수는 없을까. 그것이 93년생 솔티스튜디오 이반석 대표의 의문이었다.

 

국민대학교 금속공예학과를 졸업한 이반석 대표는 지난해 4월 전반적인 디자인 작업을 해주는 솔티스튜디오를 대학 동기 2명과 함께 시작했다. 그들이 가진 재능으로 세상에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자는 선한 마음으로 뭉쳤다.

 

솔티스튜디오의 여러 가지 업무 중에서 버려지는 현수막을 새활용해서 가방과 카드지갑 등 제품을 출시하는 앙코르프로젝트브랜드는 어떻게 나오게 됐을까. 이 대표는 문화예술 분야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에 대해 인지시키려고 한 게 첫 번째 목적이었다문화 활동을 하면 환경오염과 별개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사실상 우리도 모른채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다. 무대에 서는 창작자도 관람객들도 버려지는 현수막에 대해 인지를 못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인지하고 환경보호를 하는 문화 활동에 동참하자,공연이 끝나고 앙코르를 외치듯이 버려지는 자원들을 다시 불러서 가치 있고 쓸모 있게 삶의 감동을 주는 역할을 하자고 해서 앙코르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의도는 선하고 아름다웠지만 가장 먼저 폐현수막을 수거하는 일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예쁜 현수막을 발견하고 공연장과 주최사 등에 전화해서 버려지는 현수막을 달라고 했지만 자신들의 권한이 아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상대 회사에서도 이런 일이 처음이다 보니 확인해보고 연락드릴게요하면서 답변은 오지 않았고 그동안 현수막은 버려졌다. 그러다 한 작가가 앙코르프로젝트의 취지를 좋게 봐서 폐현수막 새활용을 허락해줬고 총 3개의 현수막을 가지고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했다.

 

 

 

 

 

 

 

이반석 대표는 버려지는 현수막으로 카드지갑, 키링, 작은 미니백 등을 제작했다처음에는 자신이 없었다. 당시 공동대표인 친구들도 우리가 인지도도 없고 마케팅도 하지 못했는데 잘 될까, 안 망하면 다행이다라고 했는데 지난해 8월 펀딩 오픈하자마자 두 시간만에 200% 펀딩이 달성됐다. 하루만에 1000% 달성됐다. ‘아 정말 하나님이 일하셨구나라고 밖에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감사를 고백했다.

 

버려지는 현수막을 재활용, 새활용하는 업체가 솔티스튜디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반석 대표는 다른 업체와 비교해 어떤 차별점을 두고 있었을까.

 

이 대표는 다른 업체는 폐현수막을 그냥 뒤집어서 다시 쓰거나, PVC라는 투명한 필름을 덮어서 쓰거나 가방은 큰데 폐현수막은 극히 일부분만 쓴다. ‘새활용이라고 하기에는 다른 부자재가 많이 들어가고 폐현수막을 활용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서 새활용의 의미가 크게 없어 보였다. 저희는 최대한 타소재를 줄이고 폐현수막 그 자체의 비중을 많이 해서 만드는 방법을 고민했다. 소재를 최대한 많이 사용하자, 가치가 있으면서도 예뻐야 한다, 저희는 한 개의 현수막에서 버려지는 부분이 10% 미만이다. 90% 이상 현수막 소재를 사용해서 제작한다. 큰 가방을 만들고 나머지 부분으로 카드지갑을 만든다고 했다.

 

 

 

 

 

 

폐현수막을 수거해서 세척하고 코팅하고 재단하고 재봉까지. 처음 크라우드펀딩을 할 때 이반석 대표와 공동 대표들이 모든 것을 직접 했다이 대표는 처음에는 저희가 수작업으로 하다가 코팅 퀄리티를 높이기위해 업체에 맡기고 생산량과 주문량이 많아져서 생산 자체를 맡기고 있다. 저희는 현수막을 수급하는 부분에 주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앙코르프로젝트가 스타트업 분야뿐만 아니라 문화예술 분야 그리고 가치소비에 반응하는 젊은 고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올해 4월부터 회사는 흑자로 서서히 매출을 올리고 있다.

 

최근 이반석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현수막이 수명을 다 하고 새활용되는 것까지 염두에 두고 디자인과 제조 등 현수막의 시작부터 함께 하고 있다. 그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현수막이 아닌 인체에 무해한 현수막을 처음부터 만들어서 친환경적으로 새활용 할 수 있도록 현수막 제작부터 함께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솔티스튜디오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하나님이 주신 창조의 세계, 하나님의 뜻대로 잘 보존하고 다스리는 게 저희의 사명이니까 환경 분야에서 더 열심히 전문적으로 일하고 싶다. 또 상품 제조, 판매뿐만 아니라 모두가 동참 할 수 있는 캠페인을 만들어가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최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수험생들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기뻐하는 수험생도 있지만 기대했던 성적에 도달하지 못해 힘겨워하는 이들도 많다.

 

자신도 재수를 했다는 이반석 대표는 저는 중학교 때부터 미술에 관심이 많았다고등학교 때 구체적으로 디자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3 때 입시에 전념하기 위해 교회는 주일에만 가고 학원선생님과 내 연습량에만 의지했다. 근데 정말 1곳도 붙지 않았다. 재수를 할 때는 교회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근데 그때 대학에서 배운 것이 앞으로 내 평생 직업이 될 수 있겠다, 내가 잘 하고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자는 묵상을 많이 했고 하나님과 더 가까워지는 시간이었다. 절대적인 연습량을 비교하면 재수 전과 비교해서 많이 적었지만 나의 미래와 직업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 과정 가운데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과를 선택하자, 그래서 공예과를 선택했다감사하게 재수 끝에 합격했다. 혹시 재수를 하게 되는 상황이 온다면 그 시간 동안 평생 내가 살면서 무엇을 하는 것이 재미있고 좋을지, 그것을 직업으로 삼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인지 충분히 고민하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 앙코르프로젝트 이반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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