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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 사는 인생입니다"

나의현 작곡가 "간 이식 수술 받고 기적적으로 회복"

조경이 | 기사입력 2022/03/03 [14:28]

"덤으로 사는 인생입니다"

나의현 작곡가 "간 이식 수술 받고 기적적으로 회복"

조경이 | 입력 : 2022/03/03 [14:28]

 

▲ 나의현 작곡가    

 

 

MC, 슈퍼주니어, 앤디, 언터쳐블, 브라운아이드걸스, 에즈원, 영턱스클럽 등 수많은 톱 가수들의 곡을 만들며 90년대 잘나가는 작곡가로 유명세를 탔다. 여기저기서 그를 찾았고 그는 세상의 유흥에 휩쓸려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것은 한순간이었다. 폐동맥고혈압 진단을 받고 그 모든 것이 한 순간에 사라졌다.

 

나의현 작곡가는 2017년 희귀난치성질병인 폐동맥고혈압 진단을 받았다. 그는 몸이 붓고 좀 이상한 느낌이 있었는데 간경화가 악화 되면서 갑자기 폐동맥고혈압이 왔다. 간 이식을 받아야 살 수 있다고 했다. 너무 감사하게도 20198월 간 이식 수술을 받고 정말 말그대로 새 생명을 얻게 됐다고 고백했다.

 

나의현 작곡가는 어릴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고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기타를 치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때는 클래식에 빠져들었고 추계예술대학교 작곡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막상 학교에 들어가 보니 클래식으로는 먹고살 길이 보이지 않아 대중음악을 해야겠다고 결심해 미디음악을 독학하면서 곡을 만들었다. 그러다 주니퍼 이제 다시라는 곡으로 23살 때 처음 정식 작곡가로 데뷔했다.

 

나의현 작곡가는 많은 지망생들이 가수들에게 곡을 주고 싶어하지만 데뷔하기가 쉽지만은 않다저는 우연치않게 아는 형의 소개로 가수에게 곡이 전달됐고 이후 지인들을 통해 소개로 곡 제안이 들어왔다. 계속 일이 이어졌고 돈도 비교적 젊은 나이에 많이 벌었던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작곡가로 곡만 쓰고 돈만 벌었던 것은 아니었나 보다. 유전적으로 간이 좋지 않은 편이었음에도 술담배를 지나치게 많이 했던 것.

 

나의현 작곡가는 이쪽 일을 시작해보니 세상에 유흥거리가 정말 많았다제작자들과 한잔 두잔 술을 계속 먹다 보면 이후에는 유흥의 끝이었다. 그때는 그 인생이 전부인 줄 알고 살았다. 또 주변 사람에 대한 배려 없이 나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달려갔다. 그때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많이 잃었다고 말했다.

 

화려해 보였던 그의 일상이 아프면서 다 끝났다. “, 이게 끝이구나, 병원에서 죽겠구나. 돈도 다 필요없구나라는 생각이 스쳤다고 했다.

 

 

▲ 나의현 작곡가가 음악감독으로 함께 한 웹영화 '3.5교시'    

 

 

 

나의현 작곡가가 쓰러지자 가족들이 백방으로 간 이식 수술을 받기 위해 알아보기 시작했고 감사하게도 어머니 교회의 부목사가 나의현 작곡가에게 간 이식 수술을 해주게 되었다.

 

나의현 작곡가는 폐동맥고혈압으로 쓰러진 후 2년 뒤에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수술 중에 혈관이 터졌고 15시간 동안 수술을 했다. 수술하고 신장도 안 좋아져서 회복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후유증도 너무 심했다. 선망증상이 8개월 정도 가서 악몽에 시달리며 너무 힘들었다고 전했다.

 

4년간의 투병생활 끝에 얻은 새 생명이었다. 그는 덤으로 얻은 인생이라고 했다.

 

나의현 작곡가는 누가봐도 죽었어야 할 인생이었는데 주님이 다시 살려주셨다주님이 다시 살려주신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면서 하루하루 살고 있다. 술담배도 다 끊었다. 예전처럼 살면 안 되니까. 수술하고 투병하는 과정 속에 매일 기도해주고 매일 문자를 보내준 분이 있다. 배우 임혜진님인데 저랑 많이 친하지도 않을 때였는데 제가 중환자실에서 제정신이 아닐 때에도 계속 기도문자를 보내줬다. 이식수술을 받을 수 있게 해주신 부목사님과 중보기도로 함께 해주신 많은 분들에게 큰 빚을 졌다. 무엇보다 심적으로 큰 고통을 받았을 아내와 아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 나의현 작곡가    

 

 

투병생활을 끝낸 나의현 작곡가는 다시 활동의 기지개를 피고 있다. 지난해 영화 ‘3.5교시의 음악감독으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또한 백석예술대학 뮤직테크놀로지과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하는 시간도 많이 가졌다.

 

나의현 작곡가는 사실 예전에는 강의 제안이 오면 일이 바쁘기도 했고 굳이 하지 않았다그런데 덤으로 사는 인생인데 다음세대 친구들에게 제가 가진 달란트의 조금이라도 전해줄 수 있다면 그 또한 감사한 시간일 것 같았다. 저도 아픈 과정을 겪고 지나왔기 때문에 그들이 지금 힘든 시간을 겪고 있다면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주고 싶다고 전했다.

 

작곡가가 되고 싶은 다음세대 친구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을까그는 음악은 종류가 굉장히 많다장르를 편식하지 말고 클래식부터 트로트까지 다 해봤으면 좋겠다. 편식하지 말고 다양하게 해보라고 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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