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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절절하게 깨닫게 된 엄마의 인생

'군함도' '범죄도시2' 배우 강덕중

조경이 | 기사입력 2023/11/10 [14:27]

군대에서 절절하게 깨닫게 된 엄마의 인생

'군함도' '범죄도시2' 배우 강덕중

조경이 | 입력 : 2023/11/10 [14:27]

 

▲ 배우 강덕중    @에이치앤드엔터테인먼트    

  

 

 

영화 군함도’ ‘범죄도시2’ 등에 출연하며 강렬한 연기를 선보여 충무로 씬스틸러로 불리는 배우 강덕중. 그가 배우로서 필모그래피를 하나하나 쌓아 올리며 배우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된 계기는 바로 어머니의 절절한 기도 덕분이다.

 

지난 3일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강덕중은 평생 엄마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청소년기에 너무 많이 속을 썩여드렸고, 엄마의 눈물과 기도를 보면서도 외면하며 지낸 시간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모태신앙인 강덕중은 어린 시절 축구밖에 모르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축구를 너무 사랑해서 운동장을 뛰며 축구를 했고, 주일에는 하루종일 교회에서 지냈다. 교회에서 집사, 권사님들, 목회자들에게 사랑받는 그런 평범한 교회 아이였다.

 

하지만 그에게도 피해갈 수 없는 사춘기 시절이 도래했다. 고등학교에 가면서 방탕한 시간이 시작됐다. 점점 학교에 있는 게 힘들었고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문제를 일으키거나, 오토바이를 타는 등 놀기 바빴다.

 

그는 무엇보다 엄마가 너무 놀라셨다어느 순간 교회도 가기 싫었다. 엄마가 공부 안 해도 뭐라고 안 하셨는데 교회 안 갈 때는 빗자루를 들고 혼내셨다. 그런데 도저히 제가 말을 듣지 않으니까 어느 순간 혼내는 것도 그만두시고 하나님께 매달렸다라고 고백했다.

 

 

▲ 영화 '범죄도시2'에 까불이로 출연한 배우 강덕중   

 

 

 

그가 네 살 무렵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어머니 혼자 3남매를 키우고 있었다. 음식장사부터 옷장사까지, 안 해본 일 없이 오직 삼남매를 먹이고 입히겠다는 일념으로 살아왔는데 막내아들의 사춘기는 혼자 힘으로 감당하기 힘든 격정이었다.

 

그는 엄마는 제가 방황이 심했던 고등학교 때 철야기도를 매일 하셨다일주일 내내 거의 교회에서 사셨다. 장사를 마치면 저녁을 차려 주시고 철야기도에 들어가서 새벽에 나오셨다. 새벽에 나와서 아침밥을 차려놓으시고 또 장사를 나가셨다. 새벽에도 엄마가 눈물로 기도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하지만 그때는 제 마음에 그런 것들이 조금도 와 닿지 않았다며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런 그에게 하나님이 강하게 임재하는 순간이 있었다. 엄마는 빨리 아들을 정신을 차리게 하려고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군대 지원을 하게 했고 그는 의경으로 군입대를 했다. 그곳에서 그는 강력한 하나님의 손길을 느꼈다.

 

그는 군대에서 평생 흘릴 눈물을 다 쏟은 것 같다주일에 종교 모여, 기독교 모여 그랬는데 어릴 때 교회는 다녔으니까 자연스럽게 주일에 군 교회에 가게 됐다. 그 예배당에 처음 들어가서 앉아 있는데 하나님이 엄마의 인생을 주마등처럼 보여주셨다. 저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셨고, 눈물로 기도하는 지친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아 엄마가 이렇게 힘들었구나정말 너무 많이 울었고, 하나님 앞에 너무 많이 회개했다고 고백했다.

 

 

 

▲ 영화 '군함도'에서 쇳대쟁이 역으로 출연    

 

 

 

처절하게 회개한 그는 제대하고 나서 엄마에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공부에 매진했다. 대학에서 내리 장학금을 타며 학과에서 1등을 도맡아 했다. 졸업 학기에 일찍 취업도 됐지만 영어가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필리핀으로 단기 어학연수도 다녀왔다. 필리핀에서 돌아온 그는 진로에 대해 다시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40일 새벽기도를 하는 중에 하나님은 그에게 어린 시절부터 교회에서 성극을 하고, 대학생이 되어서도 교회에서 많은 공연을 하는 모습을 다시 일깨워주셨다고 한다. 그는 회사 생활을 대학생 때 잠깐 경험했었는데 흥미가 전혀 생기지 않았다새벽기도를 하는데 제가 무대에 있을 때 행복한 모습들이 떠올랐다. 배우에 대한 꿈을 꾼 적이 없었는데 계속 기도를 붙잡으면서 한번 도전해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40일 새벽기도를 마친 그는 무슨 일이든 기도부터 하고 결정하라는 엄마의 응원을 받으며 2010년 대학로로 가서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2012년 영화 은교를 비롯해 배우는 배우다’ ‘맨홀’ ‘패션왕’ ‘보완관’ ‘탄생등에 출연했다. 2017년 류승완 감독의 영화 '군함도'에서 쇳대쟁이 역할로 출연해 뛰어난 연기력으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2’에서는 마동석에게 얻어터지는 까불이로 출연해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 배우 강덕중    

 

 

 

그는 처음 대학로에 들어갔을 때 어떤 인맥도 없었다오직 하나님만 붙들고, 엄마의 기도 응원을 받으며 일을 시작했다. 어느새 13년이 됐고 기도의 끈이 느슨해진 것을 요즘 스스로 느끼게 됐다. 사람에게 의지하고, 관계에 의지하는 모습이 많아졌다. 그래서 다시 새벽기도를 최근에 시작했다. 하나님께서는 온전히 나를 의지해라는 마음을 주셨다. 다시 한번 대학로에 처음 발을 내디뎠던 초심으로,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며 나아가고 싶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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