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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아, 다시 일어나렴" 서양화가 한정희의 강렬한 붓

'보이스 오브 네이처' '보이스 오브 갓' 서양화가 한정희

조경이 | 기사입력 2024/06/13 [18:49]

"아이들아, 다시 일어나렴" 서양화가 한정희의 강렬한 붓

'보이스 오브 네이처' '보이스 오브 갓' 서양화가 한정희

조경이 | 입력 : 2024/06/13 [18:49]

 그 불가능한 삶 속에서 꽃들은 또 피고, 다시 피고,

 난 그 꽃에서 모진 풍파에도

 다시 일어서는 아름다운 사람들을 본다.

 내 삶의 근원을 본다.”       

 

(제목: 여명의 꽃 _ 한정희 작가 글 발췌) 

 

 

  

한정희 작가는 성신여자 미술대학 서양학과를 졸업하고 이후 스웨덴으로 유학을 떠나 스톡홀름 대학교 스웨덴어과와 미술사과를 졸업했다. 프랑스 그랑 쇼미에르 아카데미, 미국 롱 아일랜드 미술대학원 등에서도 공부했다.

 

한 작가는 한국은 물론 미국의 뉴욕과 LA, 스웨덴, 싱가포르 등에서 다수의 그룹전과 개인전을 열며 작품 활동을 펼쳤다. 그가 코로나와 건강상의 이유로 7년 동안 개인전을 열지 못하다가 내년 326일부터 41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인사아트갤러리에서 오랜만에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그가 오랜만에 한국 전시를 준비하며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자연을 모티브로 많은 작품을 내놓은 그는 그만의 섬세하고 강렬한 터치로 자연의 생명력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화병 안의 꽃이든, 단단한 나뭇가지에서 피어나는 꽃이든 깊은 생명력과 생동감을 동시에 담아내 관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그가 작품으로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또한 많은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이유는 전시의 모든 수익금을 기부하기 때문이다. 여류작가로 오랜 시간 작품 활동을 해내기만도 힘든 여정이었을 텐데 어떻게 기부까지 결심하고 수십 년간 이를 지켜 행하고 있을까.

 

한 작가는 “1978년부터 스웨덴에서 20년 동안 살면서 한국 입양 아동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했다토요한국학교에 한국인 입양 아이들이 많이 온다. 토요일마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봉사를 했는데 같이 식사도 하면서 김치도 만들어 먹이고 잡채도 만들어 주고 그랬다. 자연스럽게 입양 아이들과 현지 스웨덴 부모와 교류가 많아졌다. 간절히 아이를 갖고 싶었지만 갖지 못한 스웨덴 부모들은 아이들을 입양해서 정말 사랑으로 기른다. 아이들에게 한국문화도 알려주기 위해 한국어학교도 보내고 한국문화도 접하게 해주는 등 좋은 부모들을 많이 만났다고 고백했다.

 

이어 다른 한편으로 태어나서 한 번도 김치 냄새, 불고기 냄새를 맡지 못했던 아이들이 저희 집에 오면 익숙한 냄새, 어디선가 맡아본 냄새라고 할 때 마음이 아렸다그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아이들을 향한 마음이 쌓여갔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후 한 작가는 남편의 직장이 바뀌게 되면서 1998년 미국으로 오게 됐다. 처음에는 LA에서 지내다가 뉴욕으로 옮겨 현재까지 25년째 뉴욕에서 살고 있다. 그는 뉴욕에서 미국LA에 위치한 나눔선교회를 알게 됐다. ‘나눔선교회는 마약 등 약물중독에 빠진 청소년들의 치료와 재활을 돕는 단체다.

 

그는 제가 LA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뉴욕에 와서 친구를 통해 LA에 마약 하는 한국인 청소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그 아이들을 돕는 단체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근데 그 선교회 운영 등이 너무 열악해서 친구가 비빔밥 60인분을 만들어서 봉사하고 왔다고 했다. 그리고 몸살이 나고 아프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저도 마음이 많이 아팠다. 그랬는데 제가 다니는 뉴욕의 한 교회에 나눔선교회를 섬기는 목사님이 오셔서 말씀을 전해주셨다. 나눔선교회 사역에 대해 이야기를 하시는데 가슴이 너무 아팠고 내가 어떻게 하면 도와줄 수 있을까 실질적으로 깊이 묵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연이 아닌 우연의 상황들이 겹치면서 한 작가는 본인도 움직여야 할 때라는 것을 깨닫고 기도했고 하나님 자신에게 주신 달란트인 그림을 통해 청소년들을 돕겠다는 결심에 이르렀다. 그러면서 전시를 기획했고 다행히 그림은 모두 솔드아웃됐다. 전시 수익금은 약물중독에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귀한 일을 하는 나눔선교회에 기부했다. 그렇게 20여 년의 세월 동안 나눔선교회와 동역하고 있다.

 

 

 

 

 

한 작가는 미국LA나눔선교회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 곳곳의 선교사들에게도 생활비 등 남모르게 후원을 지속하고 있었다. 그가 이렇게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고 전시 수익금을 나눌 수 있게 가장 큰 응원을 해주는 이는 스웨덴 출신 남편 덕분이다.

 

그는 처음에는 어려운 사정들을 듣고 돈으로 후원을 시작했지만 저희 가정의 재정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서 남편에게 상의했고 전시를 해야겠다고 했다남편에게 우리가 큰 부자는 아니지만 빚을 지고 사는 것은 아니고 당신이 버는 돈으로 먹고 살 수 있으니 내가 버는 것은 선교하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하라고 전적으로 저를 믿어줬다. 그가 있어서 이렇게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에게 이 땅의 아이들, 청소년들은 귀한 보배와 같은 이들이다. 스웨덴 입양 청소년들 내면의 외로움과 아픔, 그 이면의 순수함과 생명력을 보았고 뉴욕에서도 교회에서 청소년 상담 봉사를 15년 동안 하면서 마음이 아픈 청소년들을 만나며 함께 울며 또 다른 한편으로 딛고 일어서는 힘과 희망을 보기도 했다.

 

그는 제 그림에서 배경에 어둡게 표현된 부분은 어두운 환경, 힘든 환경을 말한다상담을 하다 보면 고통스러운 상황 가운데 있는 아이들이 너무 많다. 저도 마음이 많이 아팠고 고통스러웠다. 아이들이 어두운 상황을 뚫고 다시 생명력 있게 피어나길 바라며 아이들의 미래를 꿈꾼다. 그러면서 그림에 색을 입힌다. 요즘에는 제 묵상 가운데 새도 많이 떠오른다. 아이들이 고통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비상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자연을 주제로 매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특별히 자연의 키워드를 고집하게 된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자연을 누가 만들었을까?’ ‘봄 여름 가을 겨울은 누가 만들었을까?’ 그 답은 하나님뿐이라며 내가 작가로서 어떻게 전도할 수 있을까 고민해보면, 누가 자연을 만들었을까라는 질문이 가장 명쾌한 답인 것 같다. 그림 속 자연(nature)을 통해 하나님만이 유일한 생명이고 창조주임을 알려드리고 싶다고 고백했다.

 

 

▲ 한정희 작가    

 

 

이제 칠십을 넘긴 그는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 긴 세월 동안 자식들을 키우고 결혼도 시키고, 어느새 손주들도 생겼다. 이제 남편과 둘이 살면서 그림에 더욱 전념하며, 그림을 통해 하나님을 찬양하며 살기를 소망하고 있었다.

 

그는 하나님이 허락해주시는 때까지 그림을 그리고 싶다제 그림의 주제가 ‘Voice of Nature’인데 ‘Voice of God’과 다름없다. 하나님이라는 울타리, 흙으로 만들어진 꽃병 속 영생의 물, 그 안에 있을 때만이 진짜 살아갈 수 있고 꽃이 죽지 않는다. 아직도 하나님을 만나지 못한 이들이 있다면 꼭 새 힘을 주시는 하나님을 만나기를 기도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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